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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빅데이터 신화로 그칠까? 조금만 바뀌어도 의료비 절감"

빅데이터 의심 장벽부터 없애야 정밀의료 실현..'블록체인' 활용 필요 

"데이터 표준화 기술 보유한 전문인력 양성 및 활용 근거법안 마련" 촉구 



-----<글 싣는 순서>-----

① 커지는 의료기기시장..속속 등장하는 혁명기술

② 현장 목소리를 듣다 1) 3D프린팅 2) 로봇 3) 빅데이터

③ 정말 미래 시장 전망 밝을까?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병원에 가서 '명의'를 찾는 시대는 머지 않아 옛날 말이 되어 버릴 것이다.

 

이제는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분석해 예후를 보고, 사전에 예방하는 '근거'기반의 맞춤형 예방의료(정밀의료)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

 

같은 질병에 대해 같은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방식이 아닌,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개인별로 보건의료 데이터와 특성, 경험 등을 기반으로 각자 환자에 최적의 진단과 치료, 처방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국 IBM 이성웅 상무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사회적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보건의료기관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비효율과 불확실성을 방지하고, 환자중심의 서비스 제공으로 향상된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보건의료빅데이터 활용시 적정 규모의 의료진을 배치해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으며, 예방적 진단과 전략적인 치료계획을 통해 치료결과를 개선시키는 한편, 원격의료 등으로 활용해 응급실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확한 개별 맞춤 약물 처방이 이뤄질 경우 5천억달러의 의료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추계가 나와있으며, 연간 예방가능한 비전염성 사망자 9백만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란 추계도 있다.

 

이 상무는 "빅데이터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과 의료비 절감은 물론, 삶의 질이 향상되고, 더 넓게는 혁신적 산업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의 결과까지 얻을 수 있다"면서 "분산된 정보를 조화시켜서 환자 중심으로 정밀의료를 실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최대 대형병원인 서울아산병원 역시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를 지난해말 개소했고, 이곳에는 1만여명의 외래환자, 2700여명의 입원환자의 검사기록, 처방약 등 각종 현황이 실시간으로 축적·모니터링되며 신약과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연구개발에 활용될 수 있도록 이를 분석·제공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도 올해 초 헬스케어빅데이터센터를 개소했으며,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 의료영상, 유전체는 물론 사물인터넷 바이오센서(IoT bio-sensor)를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가공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는 의료영상데이터를 질환별로 구축하고, 인공지능 모델의 개발과 연구를 시행하는 '의료영상데이터사이언스센터'를 개소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의료현장의 수요와 신사업, 우수연구주제 등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

 

센터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딥러닝체계를 구축해 중요도는 비교적 낮지만 갯수가 많은 X-레이 등 단순 판독부터, 인간의 실수로 놓치기 쉬운 것들을 재확인하는 판독 보조, 사람이 찾지 못하는 새로운 패턴이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연구 보조 역할 등을 개발 중이다.

 

전국 병의원의 청구기록, 급여의약품 및 치료재료 사용 정보, 요양기관 의료인력 현황, 장비보유 및 시설정보 등 보건의료빅데이터가 한 데 모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이를 비식별화해 의료계와 산업계의 R&D를 위해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와 달리 보건의료분야에서는 빅데이터 활용이 더디게만 가고 있다. 법도 법이지만, '윤리'적 차원에서의 장벽이 매우 단단하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최병욱 교수는 "2016년 세계영상의학회에서 '5년 내에 영상전문의 보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이 더 진단을 잘 할 것'이란 예측이 무색해졌다"며 "의료영상분석 기업들이 장밋빛 전망을 안고 야심차게 스타트업에 뛰어들었으나, 양질의 데이터 마련이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매출을 낼 것이란 보장이 없어 투자를 받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미국에서는 국립보건원이 국민들에게 흉부 X선 사진까지 공개할 정도로 데이터 개방이 자유로운 편이지만, 우리나라는 각종 법, 제도, 사회적 인식, 시스템 비표준화 등으로 인해 적극적 활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심평원은 비식별화된 빅데이터를 제공했음에도, 민간보험사에 개인 의료정보가 흘러갔다는 이유만으로 거센 질타와 항의를 받은 바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의료 빅데이터는 개인 민감정보 중 가장 민감한 정보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기업이나 병원들은 비식별화 조치가 너무 엄격하다고 말하고, 환자들은 충분히 재식별 가능하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데이터 자체의 안전성과 함께 개인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와 기술을 마련해 지나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서 개인정보의 활용 권리를 병원이 아닌 '환자'에게 부여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최근 여러 노드에 분산 검증·저장돼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의 원본을 유지하면서 투명하게 공개되는 동시에 보안과 안전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해당 기술을 통해 환자의 결정에 따라 빅데이터가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판로를 마련해 외국에서 의료빅데이터 시장을 잠식하기 전에 데이터를 구축, 활용을 활성화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IBM 이성웅 상무는 "결국은 신뢰의 문제다. 민감한 의료정보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판매, 활용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개인의 정보 이동은 자유롭게 하되, 접근 여부를 선별할 수 있는 칸막이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비표준화와 비호환성도 빅데이터 발전을 가로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 도입률은 92%로 세계 최고 수준이나, 병원 간 정보호환은 8%에 불과하다. 각 기관별 보유한 빅데이터를 합쳐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상무는 "의료기관마다 각자의 언어로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묶어 활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 국회에서 보건의료빅데이터활용 법안을 만들고, 정부에서는 데이터 기술에 대한 전문직종을 적극 육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2018-03-29